박상륭상 공식 홈페이지

박상륭상의 수상작 및 수상소감 등
지난 역사를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상결과 >역대 수상자

역대 수상자 발표

제목 제4회 박상륭상 수상자 이지아 / 수상소감
작성일자 2022-01-19



당선소감













이내 우리의 빛나는 경주가 끝내 무용하고 무음이고 무효이길… 

진심으로 바라면서도, 달리고 후퇴하고 넘어지고 외면하며, 멈추었던 순간을 잊지 못했습니다. 



억압, 고정관념, 폭력, 이런 고집쟁이 아이들의 너저분한 머리를 밀어주기 위해 저는 오랫동안 외로웠고 무서웠고 어려웠습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개념과 시의 범주에서,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을 마음껏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그러하지 못했고 아직도 부족하고 부끄러운 존재일 뿐입니다. 



때로는 궁핍한 시절에 돈과 시간, 그런 숫자들의 똘마니로, 세계의 찌꺼기를 찾아다녔고, 너무나 궁금하고 사랑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들을 증오하고 싶었습니다. 그것 또한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나의 피가 초록으로 날아다니던 시절에 감동과 충격으로 읽었던, 박상륭의 문학은,



어떤 운명과 절망이 나무의 다리를 베어버리고, 쓸모없이 헛헛한 지팡이를 던져 준, 이 불가해한 세계를 보여주셨고,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기어이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다르다는 것과 색다른 것은 같은 창문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어쩌면 저는 지옥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보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옥을 갈아엎고 싶습니다. 아니, 거기서 지키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시가 견뎌야 할 총과 칼을 감당하겠습니다. 



더 이상 시가 인간을 위한 감상과 위로, 대변자로만 희생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롯이 시가 하나의 신비로운 생명체로, 인간을 벗어나 인간을 더 사랑하는 예술이길 바라며…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격려와 반성과 진전을 놓지 않겠으며, 내일도 저는 수십 권이 든 캐리어를 끌고 덜거덕거리는 거리로 나서겠습니다. 









- 이지아

조회수 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