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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수상자 발표

제목 제2회 박상륭상 수상자 최수하 / 수상소감
작성일자 2020-01-20

유리(羑里)에서













 문학의 안뜰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깥뜰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문필업의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 밥벌이의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어서, 작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습작생만도 아니어서, 그냥 글쟁이라고나 해야할 것들 중의 어떤 것들은, 그 필봉을 동녘 구름에 머리 감기다 한날 작신 꺾어버리거나, 사철 눈에 덮여 천 년 동정스런 북녘 눈뫼만 치어다보며 홀로 작가라고 되뇌기만 하거나, 미친년 오줌 누듯 이것저것 제 글 아닌 매문을 해대지만 고료는 넉넉한 법 없는 서녘 뜬장 출판가로도 찾아가지만, 별로 타는 듯한 갈망은 아니라도 갈증이 계속되며 그늘도 또한 없고 글을 쓴다 해도 이윽고 실어줄 곳 없는데다, 발표가 돼도 술 몇 잔 먹다 그친다는 남녘 유리(羑里)로도 모인다.

유리에서는 그러나, 가슴에 불을 지피고는, 누구라도 쓰지 않고는 살기가 용이치 않다. 쓰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아무튼 누구라도, 가슴의 불을 끄고, 헤매려는 미친 혼을 모니터 속에 처넣어---”

    

 

하도 영광스런 상이라 감히 죽음의 한 연구의 그 눈부신 도입부 문장을 가져다 내 이야기를 하였으나 선생께서 이 허약한 무명소졸의 객기와 순정을 나무라지만은 않으시리라.

 

선생의 이름을 단 상이니 선생께서 주시는 상 같다.


  기쁘다



     



    - 최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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