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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수상자 발표

제목 제4회 박상륭상 발표 : 이지아 / 시 <반생물을 향한 빵과 칩과 계> 외 13편
작성일자 2022-01-19
제4회 박상륭상 수상작 : 시 <반생물을 향한 빵과 칩과 계> 외 13편




▶ 수상자: 이지아

▶ 수상자 약력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에, 서울 작은 동네에서 태어났다. 합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다시 서울로 올라와 오이나 상추, 애호박을 사랑하시는 연초록 부모님과 무럭무럭 살았다. 남산 밑에서 공부하며 시를 처음 알았고, 그 후로 국어국문학과와 국어교육 석사를 마쳤으며,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시극’에 대한 연구로 박사를 졸업했다. 시와 희곡으로 등단했으며, 문학을 연구하고 창작하는 신비로운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다. 시집으로 『오트 쿠튀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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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박상륭상 최종 심사경위


2021년 11월 20일까지 접수한 응모자는 소설(장단편 포함) 68명, 시 81명, 희곡 9명, 평론 1명 등 총 159명이었다. 작년보다는 약간 줄었다. 장편소설을 5편이나 보내 온 응모자도 있었다. 희곡 응모자가 많이 증가했다는 점을 고무적이라 여겼다. 1차 심사 과정을 거치는 동안 소설을 많이 걸러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안타까웠다. 주로 젠더 문제나 노동 문제,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개인의 삶과 사회에서 일어난 여러 변화들에 대한 즉물적 대응과 단선적 현실 표백으로 구성된 작품이 많았다. 내용이나 주제 불문, 어떤 방식으로 자신만의 소설적 체계를 구축하고 있느냐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본 상의 취지에 부합하는 작품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 등이 의외로 눈에 띄었으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충실(해서 지나쳐 보이는)한 고증에 비해 소설적 뿌리를 헤아릴 만한 문학적 흥미 요소를 발견할 수 없었기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예년에 자주 눈에 띄었던 SF적 상상력의 작품들도 많지는 않았다. 그나마도 굉장히 지루하고 평면적인 스토리 나열 수준이어서 더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소설적 상상력이 일률적으로 허약해져 간다는 우려가 단지 기우에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1명이 투고한 평론은 박상륭 문학에 대한 애정은 느껴졌으나 대학원 논문 수준의 평이하고 일반적 해석이 중복되고 있어 역시 제외하였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시와 희곡이었다.





희곡 <매립지>가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맨 먼저 떠올랐다. 현실의 모순과 사회 현상의 여러 복합적 원인과 사태에 관한 본원적 성찰을 희곡 특유의 전위성과 제대로 교직시킨 수작임에 분명했다. 심사자들의 눈과 귀가 솔깃해지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어떤 지면에도 발표된 적 없는 신작’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생겼다. 우연히 검색 결과 어느 공적 인터넷 홈페이지에 작품 일부가 이미 게재되었다는 게 확인되었다. 인터넷 및 소셜 미디어 환경이 극대화된 요즘, ‘어떤 지면’이라는 걸 과연 어느 선까지 한정 지어야 할 지에 대한 운영회의 내부의 격론이 일어났다. 그 결과,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문제요소가 있다면 기본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향후 응모하시는 분들도 이 점 참조하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시 응모자 두 명이었다. <토마토 데생 외 14편>과 <반생물을 향한 빵과 칩과 계 외 13편>이었다. 그 외에도 굉장히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다. 기성이든 신인이든 현 상태로 당장 시집을 묶어도 손색없을 ‘선수’들만 꼽아도 다섯손가락이 모자랄 정도였다. SF적 상상력과 연극적 요소, 심지어 영화나 미술적 상상력들을 종합적으로 발휘한 작품들이 많아 오감이 호강하는 심정이었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으로 남은 두 명의 작품은 단연 발군이었다. 거침없고 폭넓은 상상력, 스스로 탁마하여 체화된 독창적 어법 등은 누가 봐도 매혹적이었다. 둘을 놓고 숙고가 길어졌다. 누굴 선정해도 아무 이견 없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그러면서 결국 “한 시대의 문학은 그 시대의 불안과 위험을 통과하며 언제나 낯선 낭떠러지에 도달한다”는 본 상의 기본 명제를 곱씹었다. 그런 관점에서 둘 다 ‘낭떠러지’에 도달한 건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토마토 데생 외 14편>은 그 낭떠러지에서 자꾸 멈춰서 뒤돌아본다는 느낌이 든 반면, <반생물을 향한 빵과 칩과 계 외 13편>은 숫제 낭떠러지에서 스스로를 놓아버리고 뛰어 내려버리는 형국이었다. 물론 이것은 상대비교일 뿐이다. <토마토 데생 외 14편>의 ‘되돌어봄’(이것은 그 작품들이 최종적으론 기존문법에 대한 웅혼한 바탕 위에서 품위 있게 쓰여졌다는 뜻이다. 그 품위는 존중 받아 마땅하다) 자체도 소중하지만, 오로지 자신의 문학적 열정을 자신만의 야멸찬 언어로 사정없이 내지르는 자유로운 광기 쪽에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어느 지면에서도 각광받을 수 있을 <토마토 데생 외 14편>을 아쉽게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건 단지 그 이유뿐이다. 오로지 박상륭상이 아니라면 그 어디에서도 섣불리 만세 삼창을 받기 어려울 듯한 <반생물을 향한 빵과 칩과 계 외 13편>이 그렇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수상하신 이지아 시인의 고독과 분투를 맹렬히 응원하기로 한다. 축하드린다.



박상륭상 운영회의 : 강정 김진석 김진수 배수아 함성호 (감사: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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